눈이따가울정도로방안에연기가자욱하지않는이상프라이팬이불타는것도못알아챌정도로냄새에둔감하지만, 그래도좋아하는냄새가있다. 따뜻한빵에스며든고급트러플오일의향, 내흰자가가득해지는땀에젖은파운데이션냄새, Bounce 섬유유연제를 3장정도넣고아주바짝돌려말린빨래냄새, 그리고마지막으로오이냄새. 생오이에서나는비릿함말고올리브영에서팔것만같은싸구려오이미스트라던가, 국민장수제품인오이비누에서나는인위적인향은항상나를행복하게한다. 나는 오이향에 대한 내 집착의 기원을 알고 있다.
난평소에손을자주씻는편이라서세안비누외에막쓰는비누를따로구입해야한다. 예전에마트에서집사람에게막쓸비누를고르라고해 놓고서는막상살구씨비누를골라오자오이비누가좀더좋지않겠냐고계속해서물어봤던적이있다. 미안해 할필요도없고, 전혀미안 하지도않았지만그래도왜내가오이비누를좋아하는지에대해서는얘기를해줘야될것같아서구구절절옛날얘기를해줬는데, 관심조차 안 보이길래그냥알아서비누를담아왔었다. 그냥 '오이 비누 사자' 라고 얘기 할 걸 그랬다. 하긴,나도집사람이세상에서가장좋아하는라면냄새에다른이유가있다고해도별생각이없을것같다.